
생계비계좌는 단순히 ‘돈을 보호하는 제도’가 아니다. 법으로 지켜내려는 건 돈이 아니라, 그 돈을 벌어낸 삶이다. 경제는 숫자가 아니라 존엄에서 다시 시작된다.
1️⃣ 통장은 열렸지만, 마음은 아직 닫혀 있다
2월부터 ‘생계비계좌’가 도입된다고 한다.
월 250만 원까지 압류가 금지된다.
숫자로만 보면 보호받는 범위가 넓어졌지만,
현장의 공기는 여전히 차갑다.
“통장은 있는데, 돈은 쓸 수 없다.”
“법이 허락해야 내 돈을 꺼낼 수 있다.”
이 문장은 단순한 불편함의 기록이 아니라,
한 사회의 경제 감각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드러내는 문장이다.
우리는 오랫동안 ‘돈이 없어서’ 힘들다고 말해왔지만,
사실은 ‘쓸 수 없는 돈’을 바라보며 더 힘들었다.
2️⃣ 생계비계좌는 제도가 아니라, 늦은 사과다
생계비계좌는 압류금지 계좌다.
그러나 그 본질은 금융의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장치에 가깝다.
“최소한의 돈은 지켜줘야 한다”는 말 속에는
너무 오랜 침묵이 들어 있다.
그동안 사람들은 자신의 통장이 막히면
은행 창구 앞에서, 법원 접수처 앞에서
“이건 제 생활비예요”라고 증명해야 했다.
살기 위해 ‘증명’해야 하는 삶.
그건 생존이 아니라 검열에 가까운 구조였다.
이번 제도의 도입은 그래서 늦었지만 의미 있다.
**‘지켜주는 제도’가 아니라, ‘늦게라도 사과하는 사회의 구조’**로 읽어야 한다.
3️⃣ 돈보다 중요한 건, 그 돈을 지킬 권리다
경제는 늘 숫자로 설명되지만,
사람의 삶은 숫자로 움직이지 않는다.
“경제 회복”이라는 말이 뉴스에 오를 때마다
누군가는 그 회복의 바깥에서,
돈이 아니라 권리를 잃어버린 채 서 있다.
생계비계좌가 상징하는 건 바로 그 ‘경계선’이다.
이 제도가 말해주는 것은,
돈이 얼마나 있느냐가 아니라
그 돈을 ‘쓸 수 있는 권리’를 인정받느냐의 문제다.
경제의 진짜 회복은 소득이 늘어날 때가 아니라,
돈을 지킬 권리가 제도 안으로 들어올 때 시작된다.
4️⃣ 경제는 숫자의 문제에서 존엄의 문제로 이동한다
우리는 자꾸 경제를 ‘효율의 언어’로 이야기하지만,
결국 사람을 지탱시키는 건 효율이 아니라 존엄이다.
생계비계좌는 단순한 계좌가 아니라
‘경제를 인간 쪽으로 되돌리는 문장’이다.
이제 경제의 중심은 더 이상 시장에 있지 않다.
은행 창구 앞에서, 주민센터 복도에서,
“이 돈은 제 생계비입니다”라고 말하는 사람의 손에 있다.
그 손이 다시 경제의 언어가 되는 순간,
비로소 경제는 사회가 된다.
📌 오늘의 기준 문장
“경제의 회복은 소득이 늘 때 오는 게 아니라,
돈을 지킬 권리를 되찾을 때부터 시작된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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